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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엇박자` 특허판결로 기업 혼선
관리자 14-01-21
지난달 12일 세계 이목은 서울 서초동 중앙지방법원 463호 법정으로 쏠렸다. 스마트폰 상용특허 3건을 침해했다며 삼성이 애플을 상대로 제기한 특허침해금지소송의 선고가 예정돼 있었기 때문이다. 결론은 삼성의 패배였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3부(부장판사 심우용)는 애플이 상용특허 3건 모두 침해하지 않았다고 판결했다. 특히 재판부는 삼성의 특허 3건 중 2건은 진보성이 없다고 봤다. 쉽게 말해서 특허라고 하지만 특허로 볼 수조차 없는 기술이라는 것이다.

문제는 한 달이 지나도록 특허침해소송과 별개로 특허무효소송이 진행되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애플은 승소한 만큼 특허 자체를 무효로 하는 것이 수순이지만 여전히 무효 소송을 제기하지 않고 있다.

특허전문 변호사 A씨는 "특허 해당 여부를 판단하는 심판원이 일반 민사법원보다 전문성이 높아 애플이 소송을 피하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도 든다"고 말했다. 삼성은 이번 판결에 불복해 지난 13일 서울고법에 항소했다.

특허소송이 민사법원과 특허법원으로 이원화되면서 양측 법원 간 판결에 엇박자가 심화되고 있다. 특히 삼성과 애플의 특허권 침해 소송 이후 특허 관련 소송을 일원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국내 사법부는 기술의 특허 해당 여부를 `①특허심판원 ②특허법원 ③대법원` 등 3단계로 판단한다. 반면 특허권 침해 여부는 일반 민사로 분류돼 `①지방법원 ②고등법원 ③대법원` 순서를 따른다. 민사법원과 특허법원이 특허권 인정 여부를 엇갈리게 판결하는 사례가 속출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결국 대법원에 가서야 결론이 나는 셈인데 대법원 판결까지 최소 4~5년은 걸려 타격이 불가피하다. 일반 사건은 3단계만 거치면 되지만 특허소송은 엇박자가 나면 5단계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재판이 하염없이 지연되기 일쑤다.

그나마 민사법원 지식재산권 전담부의 전문성이 확보되면 엇박자를 줄일 수 있다. 그러나 법원이 지재권 전담 판사를 조직적으로 육성하지 않는 점이 한계로 지적된다. 통상 법관 인사는 법원행정처가 판사를 각급 법원에 배치하면 법원장과 수석부장판사가 재판부를 배당한다. 문제는 지재권 사건을 다룬 경력이 있는 판사만 지재권 전담 재판부에 배치해야 한다는 규정이 없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전문성을 요구하는 지재권 사건을 경험이 부족한 판사가 다루면서 문제가 발생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반면 선진국들은 지재권 전담 법원에서 사건을 맡으며 엇박자를 줄이고 있다.

일본은 특허침해소송을 1심은 도쿄지법과 오사카지법에서, 2심은 지적재산고등재판소에서 모두 담당한다. 미국은 연방순회항소법원(CAFC)에서 항소심을 집중적으로 담당하고 있으며, 유럽은 통합특허법원을 2015년 출범할 예정이다.